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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랑으로 가슴을 울린 이 땅의 예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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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인신문 작성일16-05-31 22:33 조회1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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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의 <<울림>>을 읽고
 
정희수 icon_mail.gif

신앙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선지자, 그들이 바로 이 화두에 답을 주었다! 신망을 잃어가는 한국 교회, 한국 기독교의 뿌리에 답이 있다! 맘몬(돈)숭배와 교권주의, 성장주의, 배타주의로 국민의 신망을 잃어간다는 한국 교회의 아우성이 높아만 가는 가운데 한국 교회의 희망을 그 어느 길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에 실린 이 땅의 선지자들을 순례하는 동안 그러한 화두는 자연스레 풀렸다. 그렇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며 지금도 귀와 온몸에 울림을 준 그들 삶에 답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발자취를 뒤따르는 당신의 삶이 바로 답이 되리라.

 

외세에 나라를 잃고 전쟁의 참화에 빠져 지옥과도 같았던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 6.25 전쟁에 이르기까지. 그 어두운 시대, 민족의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할 기존 종교들은 시대의 요구와 민중을 외면한 채 일부 기득권자들을 위한 권력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나라를 잃고 가족과 동포들이 하나같이 지옥 속에서 고통 받는 가운데, 그들에게는 짙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되어줄 새로운 정신과 사상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기독교였다.

    

얼어붙은 이 땅에 뜨거운 발자국을 남긴 이 땅의 진짜 예수들의 삶은 우리들의 가슴에 뜨거운 울림이 되어 돌아온다. 당신이 그토록 갈구하는 한국 교회의 미래,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길은 바로 ‘오직 삶으로 말했던’ 한국 기독교의 뿌리, 잊혔던 기독교 영성가들의 삶에 있었다.

 

나환우의 썩어가는 손 위에 촛농 같은 눈물을 떨어뜨려 그들의 가슴에 새살이 돋게 한 스물네 살의 방애인, 병 때문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순간에도 까막눈의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에게 ‘가갸거겨’를 가르쳤던 최용신, 폐병환자들을 돌보다 폐결핵에 걸린 맨발의 성자 이현필, 사대주의와 근본주의가 만연했던 와중에도 ‘이 땅의 기독교’를 위해 고독한 선지자의 길을 마다하지 않은 김재준, 변선환, 이용도, 동포들을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를 지는 고초를 즐거이 감수한 오산학교의 설립자 이승훈과 김약연, 김교신….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영성가들은 성경에만 갇힌 그리스도가 아니라 삶으로 말하는, 행동하는 예수의 삶으로 동방의 빛을 밝혔다. 잃은 나라를 되찾는 데 앞장섰으며, 아프고 병든 사람을 보살피는 데 헌신적이었고, 농촌의 아이들과 부녀자들을 가르치는 데 열성적이었다. 그들은 그렇게“오직 그들의 삶으로 말했다.”

 

 “그들은 오직 삶으로 말했다”

 

이방의 종교가 유교 문화가 뿌리 깊었던 한민족의 삶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이렇듯 국가와 개인의 시련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함께했던 선지자들의 뜨거운 사랑이 있었다.

 

믿는 데 그치지 않고 깨달아 민중 속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으로 옮겼던 이들의 삶은 한국 기독교가 물신주의와 성공주의에서 벗어나 서로를 화해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영성주의로 나아가야 함을 일깨워준다. 또한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 이 땅에서 태어나 이 땅을 위해 죽어간 선구자들, 그들의 삶을 배우고 따르는 것이야말로 한국 기독교의 희망임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들은 “오직 시달리는 조국 하나를 가슴에 품고” 울고 웃으며 역사의 밤을 밝힌 빛들이었다. 그들은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는 말씀이 오롯한 사실임을 몸으로 증거한 선각자들이었다. 산정현교회의 장로였으면서도 완전한 무소유를 지향했던 ‘종들의 모임’에 끌렸던 장기려의 경우가 그렇고, 부정의를 보고도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죄라고 배웠지만 교회 내부의 세력 다툼에 실망하여 교권의 틀에 왜곡되지 않은 순수한 신앙의 터전을 갈구하다가 무교회주의의 길로 나아갔던 김교신의 경우가 그러했다.

 

일일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울림>>에 소개되고 있는 이들은 한결 같이 예수의 마음에 공명한 주체적 신앙인이었다.나환자의 아버지인 최흥종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포사이트 선교사가 얼굴이 썩어 내리고 있던 나환자를 데리고 병원으로 들어오던 순간, 그리고 그 나환자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떨어뜨리는 순간, 최흥종은 우연히 그 옆을 지나고 있었다.

 

포사이트 선교사가 “저 지팡이 좀 집어주시겠소?”라고 그를 불러 세웠을 때 그의 뇌리에는 온갖 생각이 교차했겠지만 마침내 그가 결단하고 지팡이를 들어 환자에게 건넸을 때, 그리고 나환자의 얼굴에 떠오른 작은 웃음꽃을 보았을 때 그는 옛 삶을 벗어던지고 예수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울림>>이 소개하고 있는 이 땅의 예수들의 또 다른 특색은 작고 여린 생명들에 대한 한없는 연민이었다. 1950년대에 이미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면서도 산동네에서 발달장애아들을 모아 그림을 가르치고, 글을 모르는 부녀자들에게 글을 가르쳤던 이신, 대중을 구하려 하기보다는 한 영혼을 우주로 알고, 하나님으로 알고, 마치 살아 돌아온 예수님을 영접하듯 한 이현필, 가족들은 한뎃잠을 자면서도 세상 사람들에게 냉대 받는 사람들을 집으로 모셔들인 강순명, “주여, 주의 능력과 사랑이 제 손을 통해 임하시어 이 괴로운 병에서 그들을 구하옵소서. 주여, 자비와 긍휼을 아끼지 마옵소서” 기도하며 나환자들과 이재민, 고아들을 사랑으로 돌보았던 방애인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지체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증언한 작은 예수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뜨거운 영혼을 거울삼아 비춰보니 그리스도교라는 허울만 벗겨내면 도덕성도, 거룩한 분노도, 세상에 가득 찬 신비에 대한 놀람도, 세상에 가득 찬 고통에 대한 민감한 아픔도 없이, 공허한 대중성에 빠져버린 오늘의 교회 모습이 더욱 초라하게 여겨진다. <<울림>>은 불이 난 줄도 모른 채 느른한 잠에 빠져 있는 한국 교회를 깨우는 큰 종소리이다. 이 책은 우리의 식어버린 마음에 울리는 경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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